프롤로그 — 직원 세 명이 같은 날 사라졌다
2년 전, 같은 날에 직원 세 명이 회사를 떠났다.
한 명은 이커머스를 담당하던 직원이었다. 수익이 나지 않자 스스로 그만뒀다. 한 명은 세 번의 경고 끝에 그날 나갔다. 마지막 한 명은 내가 내보냈다. 회사의 고객사를 몰래 빼돌려 뒤에서 따로 계약을 맺고 있던 것이 걸렸기 때문이다.
사업을 하다 보면 운영하는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상황들과 마주하게 된다. 갑작스러운 매출 폭락, 경쟁자의 출현, 믿었던 직원의 배신. 누구에게나 일어나는 일이고, 언젠가는 맞이하는 통과의례 같은 것이다. 그런데 막상 그것이 내 일이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음 날 아침, 사무실에는 나 혼자였다. 그리고 일은 그대로였다.
카드뉴스 한 장에 5만원
직원들이 하던 일을 어떻게든 돌려야 했다. 이커머스는 접었다. 계산해 보니 들이는 시간에 비해 남는 것이 없었다. 영상은 내가 밤마다 편집했다. 카드뉴스는 아는 디자이너에게 맡겼다. 한 장에 5만원이었다.
한 달에 스무 개면 100만원이었다.
돈보다 무서운 것은 시간이었다. 운동할 시간이 사라졌고,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사는 것인지, 살기 위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날들이 이어졌다.
이렇게 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나는 종이 한 장을 꺼내 선을 그었다. 왼쪽에는 내가 꼭 해야 하는 일을 적었다. 오른쪽에는 내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적었다.
오른쪽이 훨씬 길었다.
직원을 두면 매달 고정비가 나간다. 프리랜서에게 맡기면 작업량만큼만 지불하면 된다. 처음에는 그렇게 오른쪽 목록을 사람에게 넘겼다. 그런데 그 무렵, 나는 다른 실험도 하나 시작했다. AI였다. 그때는 대본을 쓰고 글을 다듬는 정도가 전부였다. 41살이었고, 코딩의 ㅋ자도 몰랐다.
첫 번째 자동화
AI는 내 예상보다 빠르게 자랐다. 글을 써주던 도구가 어느 순간 프로그램을 만들어주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자동화를 하려면 여러 프로그램을 사서 이어 붙여야 했다. 이제는 그럴 필요가 없어졌다.
내가 만들면 되니까.
처음 만든 것은 카드뉴스였다. 일주일 동안의 인스타그램 소식을 모아 카드뉴스로 만드는 시스템. 매주 월요일 아침 9시, 내 이메일로 카드뉴스 일곱 세트가 도착했다. 나는 그것을 확인하고 핸드폰으로 업로드했다.
한 장에 5만원이던 것이, 0원이 되었다.
그런데 사람이라는 게 간사하다. 매주 확인하고 올리는 일마저 어느 순간 귀찮아졌다. 까먹는 날도 생겼다. 이것도 자동으로 올라가게 할 수는 없을까. 찾아보니 방법이 있었다. 그 방법은 카드뉴스만이 아니라 스레드에도, 영상에도, 유튜브에도 통했다.
그렇게 하나씩 사람이 빠졌다.
지금의 일주일
지금 내 계정에는 하루 아홉 번의 발행이 일어난다. 카드뉴스 세 개가 인스타그램과 스레드에 올라가고, 스레드에는 글 세 개가 따로 올라간다. 일주일이면 카드뉴스 21개, 스레드 21개, 기사 3개, 영상 5개. 50개의 콘텐츠가 발행된다.
이 중에 내 손으로 올리는 것은 하나도 없다.
아침에 눈을 뜨면 텔레그램에 알림이 와 있다. 12시 16분 카드뉴스 발행 완료. 16시 1분 발행 완료. 17시 51분 발행 완료. 나는 그것을 읽지 않는 날이 더 많다. 관리 화면을 열면 이런 문장이 떠 있다.
"손댈 것이 없습니다. 이번 주 발행을 채웠고 자동화도 정상입니다."
내가 이 모든 것에 쓰는 시간은 일주일에 1시간이다. 그 1시간의 대부분은 영상을 찍는 시간이다. 얼굴은 아직 AI가 대신해 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시스템이 모아준 사람들에게 나는 내가 만든 것들을 판다. 회사에는 여전히 직원이 없다. 그런데 일은 그때보다 많이 돌아가고, 매출은 그때보다 크다.
이 책이 하려는 것
미리 말해둘 것이 있다.
이 시스템을 돌리는 데는 한 달에 약 15만원이 든다. AI 구독료가 대부분이다. 그리고 자동화된 콘텐츠 자체가 벌어주는 돈은, 인스타그램이 주는 보너스 기준으로 한 달에 15만원 정도다. 시스템은 딱 자기 유지비만큼을 번다.
그러니 "가만히 있어도 돈이 들어온다"는 이야기를 기대했다면, 이 책은 그 책이 아니다.
이 책이 주는 것은 시간이다. 콘텐츠에 들어가던 일주일의 시간이 1시간이 된다. 그리고 그 시간으로 무엇을 팔 것인지가 진짜 돈이 된다. 나는 그 방법도 이 책의 마지막 날에 숨기지 않고 적었다. 내가 무엇을 얼마에 팔았는지, 숫자 그대로.
한 가지 더. 나는 지금도 코드를 읽을 줄 모른다.
처음 유튜브에서 AI 코딩 영상을 봤을 때, 검은 화면에 알 수 없는 글자들이 흘러가는 것을 보고 창을 닫았다. 저것은 코딩을 아는 사람들의 세계라고 생각했다. 그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아는 데 2년이 걸렸고, 이 책은 그 2년을 7일로 접은 것이다.
시작하기 전에, 당신도 종이 한 장을 꺼내라.
왼쪽에는 당신이 꼭 해야 하는 일을 적어라. 당신의 얼굴로 말하는 일, 당신의 손으로 가르치는 일, 당신만 아는 이야기.
오른쪽에는 당신이 하지 않아도 되는 일을 적어라. 카드뉴스 디자인, 캡션 쓰기, 자막 넣기, 업로드 버튼 누르기, 올릴 시간 기억하기.
오른쪽에 적힌 것들은, 7일 뒤에 사라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