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AT IT IS
릴스를 올리면서 이런 생각, 한 번쯤 해봤을 거예요. '이번엔 요리 영상 올렸으니까 다음엔 일상 브이로그도 올려보고, 그다음엔 정보성으로 가볼까.' 뭔가 다양하게 올려야 팔로워도 지루하지 않을 것 같고, 알고리즘도 여러 방면으로 태워줄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근데 이게 생각보다 독이 됩니다.

이번 주 2,900만 뷰를 넘긴 @poong__e 의 영상을 보면, 구조가 단순합니다. 강아지랑 메롱 대결을 하는 그 포맷, 이 계정이 처음 한 게 아니에요. 이 계정은 반려견과의 일상적인 반응 교환을 반복적으로 올려온 계정입니다. 팔로워들은 이미 '이 계정은 이런 영상을 올려'라는 기대값이 생겨 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알고리즘도, 사람도 똑같이 반응합니다. '아, 이 채널은 이거 하는 채널이구나.'
같은 맥락으로, @fish_table1979 는 1,200만 뷰를 넘겼어요. 어선에서 건져 올린 해산물을 주방에서 다루는 이야기, 그 포맷 하나를 계속 찍습니다. '알가자미 잡으러 갔더니 갑오징어가 잡혀서 먹물이 폭발했다'는 이 에피소드는 사실 아무 데이터도 없는 일상이에요. 근데 1,200만 명이 봤어요. 이유는 하나입니다. 이 계정이 '어획물 주방 에피소드'를 계속 올려온 채널이라서, 알고리즘이 이미 누구한테 보여줘야 하는지 알고 있는 거거든요.
다양하게 올리면 누구나 볼 것 같지만, 결국 아무도 기다리지 않는 계정이 됩니다.
이걸 저는 '포맷 각인 공식'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같은 포맷을 반복해서 알고리즘과 팔로워 모두에게 '이 채널은 이걸 하는 채널'로 각인시키는 것. 단순하게 들리는데, 실제로 이 공식이 작동하는 방식을 뜯어보면 생각보다 정교합니다.
알고리즘이 '전문가'를 좋아하는 이유
인스타그램 알고리즘은 기본적으로 콘텐츠를 사람에게 '추천'하는 시스템이에요. 추천을 잘 하려면 두 가지가 맞아야 합니다. 이 콘텐츠가 어떤 종류인지, 그리고 어떤 사람이 이걸 좋아하는지. 계정이 비슷한 포맷을 반복하면 알고리즘 입장에서는 학습이 쉬워져요. '이 계정의 영상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좋아하더라'는 패턴이 쌓이는 거거든요. 그러면 새 영상을 올릴 때마다 알고리즘이 이미 준비된 관심 층에 바로 배포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매번 포맷을 바꾸면 어떻게 될까요. 알고리즘이 매번 처음부터 학습을 다시 해야 해요. '이번 영상은 어떤 사람한테 보내야 하지?' 하면서 더 적은 사람에게 초기 배포가 됩니다. 이게 쌓이면 도달 자체가 줄어드는 거예요. @artgrowthclub 이 1,300만 뷰를 넘긴 것도 같은 원리예요. 이 계정은 '아티스트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인스타그램 정보'라는 포맷을 반복해온 채널이에요. 팔로우하라는 CTA도, 계정 소개도 일관성이 있어요. 그래서 알고리즘이 '이 영상은 누구한테 가야 하는지' 이미 알고 있는 거예요.
- 2,948만
- @poong__e 조회수
- 반려견 반응 포맷 반복
- 1,232만
- @fish_table1979 조회수
- 어획물 주방 에피소드 반복
- 1,356만
- @artgrowthclub 조회수
- 크리에이터 정보 포맷 반복
세 계정 모두 한 가지 공통점이 있어요. 어떤 영상인지 계정 이름만 봐도 이미 예측이 됩니다. 이게 포맷 각인 공식의 완성형이에요. 새 영상을 올렸을 때 기존 팔로워가 '아, 또 이거다'라고 반응하는 구조. '또 이거다'가 지루함이 아니라 기대감으로 읽히는 순간, 그 계정은 알고리즘 위에 올라탄 거예요.
실행 방법
내 포맷을 고르는 법
포맷 각인 공식을 실제로 적용하려면, 먼저 내가 반복할 포맷 하나를 정해야 해요. 이게 생각보다 어렵지 않아요. 기준은 간단합니다. '나는 이걸 매주 한 편씩 만들어도 안 지루할까?'가 첫 번째, '이걸 보는 사람이 다음 편도 기다릴 이유가 있나?'가 두 번째예요. 이 두 가지 모두 '예스'인 포맷 하나를 고르면 됩니다.
포맷을 정했으면, 그 포맷 안에서 쓸 수 있는 '시리즈 훅'을 만들어야 해요. 시리즈 훅이란 매 편 첫 3초 안에 나오는, 이 포맷을 상징하는 문장·장면·행동입니다. @poong__e 는 카메라 앞에서 '메롱'을 하는 장면이 그 역할을 해요. 팔로워가 첫 컷만 봐도 '아, 이 포맷이구나' 하고 알아차리는 그 신호입니다. 이걸 매 편 일관하게 가져가는 게 핵심이에요.
- 1
포맷 하나 고정
나도 안 지루하고 팔로워도 기다릴 포맷 딱 하나
- 2
시리즈 훅 설계
첫 3초에 '이 포맷이다' 알게 하는 반복 신호
- 3
최소 3편 연속 업로드
알고리즘 학습에 최소 3편이 필요해요
- 4
캡션 공식 고정
톤·길이·CTA 패턴을 매 편 비슷하게 유지
- 5
반응 데이터 확인 후 확장
3편 이후 저장·공유·댓글 패턴 보고 다음 편 조정
캡션도 포맷의 일부예요. 길이, 톤, CTA 위치까지 매 편 비슷하게 가져가면 팔로워가 계정의 '말투'를 인식하게 됩니다. @fish_table1979 의 캡션은 항상 어획물 이야기를 공감형으로 시작해서 약간의 유머로 끝나요. 이게 반복되면서 '이 계정은 이런 말투로 쓰는 채널'이라는 인식이 쌓이는 거예요. 그게 팔로우 전환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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